10월 1일

어쩌다 보니,
10월 1일자로 '팀장'이 되었다.

어제 외근 나가기 직전에 불려 가서
네겐 선택권이 없다,
부담스러워도 그냥 해라, 라는 사장님의 지시에 그냥 고개만 주억거리고 나왔는데.

오늘 아침 출근해 보니 떡 붙어 있는 공고와 함께
책상 위에는 본 적도 없는 희한한 꽃들이 조화를 이룬 근사한 꽃다발이 놓여 있었다.

대략 난감.

*

솔직히 별로 하고 싶지 않은 팀장이었는데-
빼도 박도 못하겠구나란 마음에 부담스러워서 싫었는데.
정말 이제 빼도 박도 못하는 건가 싶어 참, 무거운 마음.


**

이사님의 "어이, *팀장" 하는 소리도 참 어색하고 난감하고-
다른 팀 팀장의 묘한 시선도 짜증 나고.
짜증 나는 마음에 한숨 푹푹 쉬며 담배 피우고 있는데
"한턱 쏘는 거예요?"라며 생각 없이 말 던지고 가는 것도 어처구니 없고.


***

거래처에서 준 추석 선물 세트와 꽃다발을 들고 지하철을 타려니
점점 더-
꽃다발이 거추장스러워졌다.


****

어차피 팀장 일을 대신 떠맡아 하고 있었으니
하던 일에는 큰 변동이 없을 거라고 주변에서는 말하지만,
사장님이 오늘 또다시 불러서
"앞으로 많이 가르쳐 줄게"라고 하시는 걸 보니
빡센 삶이 시작되려나 보다.

가르침은 좋지만 빡센 삶과 내 삶은 워낙에 같은 길에 놓여 있던 적이 없어서
마냥 두렵기만 하다.


*****

추석 연휴도 짧아 우울하거늘,
이게 대체 무슨 일이람.

by 스이 | 2009/10/01 21:28 | 나른한 날들 | 트랙백 | 덧글(2)

산책

토요일에 집에 혼자 있던 게 너무 오랜만이라 남는 시간을 주체하지 못하는 하루를 보냈다.
4년 만이라도 되는 걸까.

주중에 미처 하지 못했던 업무를 마저 처리하고,
책을 보고,
노래를 듣고,
텔레비전을 보고.

그러다 머리가 너무 아파서 바람 좀 쐴 겸,
타이레놀도 사 올 겸 밖에 나갔다.

산책 역시 너무 오랜만이라-
과도할 정도로 예민해진 마음으로 돌아와 버렸다.
앞으론 이런 산책이 자주 일어나지 않을까 싶어
묵직한 psp보다 가볍고 장시간 재생 가능한 mp3를 새로 사야 하지 않을까 고민.

접어두고 싶은 마음

by 스이 | 2009/09/27 01:33 | 트랙백 | 덧글(2)